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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2년 가을 Tucson을 다녀와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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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윤진영 댓글 0건 조회 10,177회 작성일 02-10-04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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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월 8일 일요일

비행기 연착으로 어젯밤 12시가 넘어 호텔에 도착했다.
미국 가기전 무척 걱정스러워 하시던 모습과는 달리, 나보다 하루 먼저 도착하신 배은주 선생님은 이미 주변을 평정하고 계셨다.
호텔 셔틀 버스 기사와 친해져서, 셔틀타고 쇼핑하고 식사하고...
아뭏튼 아줌마의 힘은 대단하다.
시차 때문에 한숨도 못자고 아침 일찍 호텔을 나섰다.
Tweed foundation에 도착하니 사진으로만 봤던 Klontz 선생님의 모습이 보였다. 9개국에서 72명의 학생들이 모였으며 나와 배은주선생님은 Annex로 배정받았는데 그곳에는 일본, 스위스, 멕시코, 이태리, 도미니크공화국에서 온 소수의 다국적 학생들이 모여 있었다.
우리의 첫 instructor는 이태리에서 온 Marzia Segu 였는데 오늘이 instructor를 처음 시작하는 날이라서 그런지 omega loop 접는 것을 보여주다가 loop forming plier를 두동강내고 말았다. 아버지때부터 쓰던 유서깊은 plier라고 하며 안타까워 했다.
배선생님 옆자리에는 우리를 제외한 유일한 한국사람이 앉았는데 한국어 발음이 박찬호를 방불케 해서 교포로 착각했으나 알고보니 미국에 온지 1년밖에 안된 선생님이었다.
Klonts 선생님이 가끔 들어와 wire bending 검사도 해 주시고 이런저런 질문도 하며 실습하는 것을 봐주셨다.
점심을 차이나 뷔페에 갔었는데 너무 기름진 음식만 많아서 저녁때는 호텔로 들어와 냉장고를 빌리고 편의점에서 과일, 식빵, 우유, 커피, 땅콩버터등등을 샀다.
내일은 샌드위치 도시락을 싸가야겠다.

9월 9일 월요일

첫날 꼬박 샌 덕분에 푹자고 일어난 개운한 아침이다. 시차적응은 이렇게 하는건가보다.
준비해 간 샌드위치와 우유로 점심을 먹고 있는데 우리와 같이 Annex에 있는 이태리 여자 선생님들도 각종 샌드위치를 준비해 와서 같이 식사하며 친해졌다.
한국에도 트위드 코스가 있다고 하니까 부러워하면서 한국에 오고싶다고 했다.
오늘의 instructor는 얼굴만 조지 클루니를 닮은 오하이오에서 온 Dennis M. Ward였다.
실습이 끝나갈 무렵 Dennis가 책상에 벗어놓은 안경을 보고 배선생님께서 "That's not flat"하고 말씀하시니까, 당황한 Dennis는 열심히 안경다리의 flatness를 맟추었고 우리는 그 모습을 보며 신나게 웃었다.
저녁에는 우리 Annex의 멕시코, 이태리, 스위스친구들과 함께 호텔 셔틀을 타고 sweet tomatos라는 샐러드 뷔페에서 저녁을 먹었다.
이태리 친구들과 옆자리에 앉아 얘기를 나누었는데 이태리에는 여자가 많아서 남자들이 쉽게 이혼하고 다른 여자와 결혼한다고 한다. 또 모두 마마보이라서 같은 연배의 남자들과 사귀면 정신연령이 안 맞는다고 한다.
한국에 남자 많으니까 오라고 했더니 웃으면서 온다고들 한다.

9월 10일 화요일

오늘부터 본격적인 Typodont실습에 들어갔다.
오늘의 instructor는 오클라호마에서 온 Van Nowlin 이었는데 그 아들도 이번 코스에 학생으로 참가했다.
Wax가 아주 soft해서 치아가 잘 움직이는편이었지만 그래도 instructor는 knife와 손가락을 이용해 치아를 움직이며 실습을 도와주었다.
이번 코스를 통해 Tweed technique을 처음 접해보는 외국 친구들은 여러 가지 wire bending exercise 및 second order bend등에 대해 많이 혼란스러워했다.
저녁시간에 Annex team들이 다들 모여 review하자고 해서 호텔 근처 식당에 모두 모였다.
정보 교환을 좀 하고 데킬라와 맥주를 마시며 얘기도 많이 나누었다.
스위스에서 온 Valentin이라는 친구는 장난스럽게 영어, 불어, 이태리어를 구사하며 사람들을 웃겼고, 도미니크 공화국에서 온 Alexis는 자기네 나라가 살사, 메렝게의 본토라면서 한국에서 부는 스포츠댄스 바람에 대해 신기해 했다.

9월 11일 수요일

오늘의 instructor는 프랑스에서 온 Sylvie Lamarque였다. WEOC때 연자로 초청되어 한국에 온 적이 있어 더 친근하게 얘기를 나누었다.
한평생을 Tweed technique과 함께 했다는 그녀의 말처럼, Tweed technique에 대한 확신과 기쁘게 가르치는 열정이 그녀를 더욱 빛나보이게 하는 것 같았다.
내일은 WEOC때 받은 한국 볼로 타이를 하고 온다고 꼭 사진을 같이 찍자고 했다.
김일봉 선생님께 안부 email을 한다고 해서 '사랑해'라는 한국어를 가르쳐 주었더니 무척 좋아했다.

9월 12일 목요일

오늘은 Differential Diagnostic Analysis System에 대해 긴 강의를 듣고 진단에 관해 많이 공부했다. 각자가 가지고 온 case에 대해 분석하고 토론하고 instructor들의 의견을 듣느라 시간가는줄 몰랐다.
본관 강의실에서는 Kim이라는 미국 수련의가 가지고 온 재미있는 case에 대해 서로 의견이 분분했다.
상악 소구치와 견치가 transposition된 case였는데 Dr, Klontz가 하악 중절치는 발치하라고 해서 Kim이 무척 황당해 했고, Kim과 다른 instructor들은 소구치 발치해야한다고 주장해서 결국 소구치 발치하고 치료하는 과정을 Dr. Klontz에게 보내주기로 하고 토론은 끝을 맺었다. 수업이 끝나고 뒤뜰에서 간단한 wine party가 있었다.
호텔로 돌아가서 배선생님과 빨간 Mustang을 빌렸다.
뚜껑 열고 음악 크게 틀고 달리니 하늘을 날아갈 듯 기분이 좋았다.

9월 14일 토요일

목요일부터 실습진행이 덜 빡빡해져서 모두들 여유롭게 장난치고 농담하면서 실습을 진행했다. 오늘도 일찍 마치고 밤에 모여 Cactus Moon이라는 country club에 갔다.
멋진 카우보이 모자와 청바지에 남방을 입은 사람들이 country music에 맞춰 춤추고 술마시며 당구도 치고 있었다.
Annex의 다국적 친구들과, instructor인 Jack, Sylvie도 와서 같이 춤추었고, 도미니크 공화국에서 온 Alexis는 살사와 메렝게를 보여주고 싶어 했지만 country music만 나와서 아쉬워했다.
Texas에서 온 흑인친구 Peter는 hip hop이 나오자 신나게 춤췄다.

9월 15일 일요일

오늘은 10여명 정도의 다국적 친구들이 모여 Van과 우리의 Mustang에 나누어 타고 하루 동안의 짧은 관광을 했다.
아침에는 desert museum에 가서 여러 가지 뱀, 동물, 식물등등을 구경했다.
스위스에서 온 분위기 메이커 Valentin은 어제 술을 너무 많이 마신 탓에 가는 동안 내내 멀미를 했다.
Desert Museum을 둘러본 뒤 그 친구를 호텔에 데려다 주고 나머지 친구들과 함께 Sabinyo Canyon으로 향했다.
셔틀을 타고 산꼭대기까지 올라간 뒤 걸어서 내려왔다.
해질녘의 광활한 대자연은 정말 아름답고 신비해 보였다.

9월 18일 수요일

오늘은 열흘 동안의 강행군을 거의 마무리했다.
Annex의 우리 international team은 처음부터 끝까지 정말 열심히 열정적으로 코스에 임했다. instructor들마다 입을 모아 열심히 잘 했다고 칭찬을 아끼지 않았다.
이태리 사람들은 flat한 profile을 좋아하지 않고 발치에 대한 거부감이 있어 돌아가더라도 Tweed로 치료하기는 힘들 것 같다고 한다.
스위스에서 온 친구들은 Tweed로 치료하고 싶지만 시간이 많이 걸릴 것 같아 많은 환자에게 쓸 수는 없고 대신 finishing할 때 유용하게 사용할 수 있을 것 같다고 한다.
미국에서 온 수련의들은 1/3 또는 2/1 정도의 환자를 Tweed technique으로 치료하고 있어서 Tucson으로 배우러 왔지만 수련이 끝난후에는 Tweed로 치료하지 않겠다고 한다.
어렵기도 하고 시간이 많이 걸리며 환자의 협조도 얻기 힘들다고 한다.
내가 모든 환자를 Tweed로 치료한다고 하니까 다들 신기해 한다.
저녁때 Double tree 호텔에서 party가 있었다. 간단한 뷔페를 먹고 술도 마시며 사진도 찍고 작별 인사를 나누었다.
짧은 인연이었지만 같이 배우며 실습하며 놀며 정이 많이 들었는데 헤어진다니 너무 섭섭했다. 그동안 많이 친해진 이태리 친구들과는 눈물을 글썽이며 헤어짐을 섭섭해 했다.
party가 끝난 후 몇몇 친구들과 함께 Dirtbags라는 bar에 갔다.
평일인데도 Tucson의 젊은 남녀를 다 모아놓은 것처럼 북적북적댔다.
그곳에서 내일 강의에 안 나온다는 친구들과 마지막 작별 인사를 하고 아쉬워했다.


9월 19일 목요일

오늘은 드디어 코스의 마지막 날이다.
Annex의 학생들은 한명도 빠짐없이 강의에 참석했고 나를 비롯한 몇몇은 Tweed membership에 가입했다.
비행기 시간 때문에 서둘러 나오느라 작별인사를 제대로 못한 것 같아 아쉬웠지만 앞으로 instructor로 다시 오리라는 희망을 안고 공항으로 향했다.
이 코스를 다녀간 모든 선생님들의 마음도 그렇겠지만 나에게는 짧은 시간동안 엑기스를 흡수하는 듯한 뜻깊은 경험이었다.
비단 코스의 내용뿐 아니라 같은 philosophy를 공유하며 같은 열정을 가진 세계 여러나라의 교정의사들을 만나서 배우고 이야기하며 친분을 나누는 것이 결국 세계화의 첫 출발이 아닌가 하는 생각을 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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