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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ucson을 다녀와서 - 곽 은미 선생(44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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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관리자 댓글 0건 조회 11,553회 작성일 02-08-09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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곽 은 미선생



우리의 여행은 시작부터 한 편의 영화 같아 잊을 수가 없다.
극적으로 Tucson에 도착한 시각은 새벽 1시, 그 야심한 시각에 밥은 무슨.... 하지만 추위와 굶주림에 녹초가 된 우리에게 따끈따끈한 밥 한 공기는 그 이상의 의미를 가지고 있었다. 그 후, 몇 시간 안되지만 달콤한 수면으로 피곤을 달래고, 언제 그랬냐는 듯 전 날의 초췌한 모습에서 모두들 한껏 멋 낸 모습으로 Tucson을 둘러보았다. Saguaro로 불리어지는 독특한 사막 선인장과 다양한 동물 등을 구경할 수 있는 Desert Museum과 그 곳의 전설이 살아 숨쉰다는 Old Tucson Studio를 둘러보았다. 개인적으론 상당히 즐거운 경험이었는데 다른 선생님들은 어떠했는지 글쎄..... 하루를 느슨하게 즐긴 후, 드디어 Tweed Foundation Course에 입성하게 되었는데, Lecture room에 다수 그리고 나를 포함한 나머지 8명은 Annex room에 배정되었다.
첫 날, 우리의 instructor는 George Harris, 아버지가 orthodontist인 덕에 8살 때부터 plier를 가지고 놀았다는 얘기에, 원혜향 선생님 왈, 한국 가면 5살 난 아들에게 당장 plier를 쥐어줘야겠다고 해서 웃음을 자아냈다. 다소 긴장한 첫 수업을 무난히 끝내고, 모두 Oriental Garden에 모여 환담과 푸짐한 식사로 저녁 시간을 즐거이 보냈다.
Double Tree Hotel의 Bar에서 마신 마가리타 덕에 꿈보다 깊은 숙면을 취하고, 그 다음날 instructor는 타이완에서 온, 매우 선명한 영어 발음으로 열심히 1st,, 2nd, 3rd order bend를 설명해 주셨던 Chin Min Teng 이었는데, 아무래도 같은 동양인이라 그런지 한결 편하다는 느낌이 들었다. 그 날 저녁에는 그 이름도 유명한 Pinnacle Pick에서 다 같이 정통 Western Steak를 맛보았는데, 정통 한식파 선생님들은 그다지 즐기는 것 같지 않았다. 일교차가 커서 불행히도 한국에서 거의 다 나아가던 감기가 다시 심해지고 있어서, Hotel에서 몸조리하며 감기약과 비타민 C, 목이 잠겨 호올스 등으로 겨우 버티는 동안, 꿋꿋이 밤이슬을 밟도록 도와준 대구 지부 남자 선생님들과 출산한지 몇 달되지 않은 몸으로 끊임없이 외유를 권해 준 김민정 선생님에게 다시 한번 감사 드린다.
셋째 날, 드디어 부드럽고 낮은 목소리의 잘 생긴 Dr. Gebeck이 우리 조에 왔고, 처음에 의아한 듯이 한국팀은 왜이리 조용하냐고 묻기에, 조용한 척 하고 있을 뿐 실상은 그렇지 않다고 대답했는데... 아니나 다를까, instructor에게 반한 우리 조 여 선생님들이 앞다투어 질문하고 수시로 wire bending을 검사 받느라고 시끌벅적하니까, Dr. Gebeck 왈, 아무래도 조금 전에 한 얘기는 취소해야겠다며 이렇게 활기찰 줄 몰랐다면서 여성 팬들의 열화와 같은 성원에 자못 흐뭇해하였다. 그 후로 웃음소리가 퍽 유쾌한 James Ferguson, 의사소통이 안되어 무척 애를 먹었던 일본인 instructor Risa Fukui가 계속해서 실습을 도왔고, 중간에 뒤뜰에서 간단한 다과 모임이 있어서 많이는 아니지만 외국 학생과 안면을 익힐 기회가 있었다. 그리곤 일본학생들과 같이 저녁을 먹기로 했는데, 나는 급기야 목이 완전히 잠겨서 말을 전혀 할 수 없어 불참했다. 나중에 들은 얘기인데 영어와 body language까지 총동원하여 (일본학생들이 워낙 영어가 취약한 관계로) 즐거운 시간을 보냈다고 한다.
같은 방을 쓴 신경미 선생님의 배려와 하루 밤을 푹 쉰 덕분에 어느 정도 몸을 추스를 수 있게 되었고, 다음 날 Dr. Gebeck, Junior라는 핸섬한 Dr. Gebeck의 아들이 너무도 열심히 우리의 실습을 돕고, 질문에도 성의껏 답해주어 한결 수월히 지냈다. 아버지와 같이 Foundation에 instructor로 일하는 것이 무척 재미있고 스스로 즐기고 있다면서 어릴 적부터 봐 온 다른 instructor들은 Tommy라는 애칭으로 부르고 있단다.

여덟째 날... 즐거운 토요일, 완전히 마음이 편해졌나 보다. 늦잠을 자느라 거의 지각할 뻔했으니... 점심을 먹으며 무심코 Grand Canyon이 많이 멀어요? 라고 물었는데, 갑자기 그러면 실습을 일찍 끝내고 떠납시다!! 해서 용병으로 부산지부의 김병수 선생님을 초빙해 거의 6시간을 달려 광활한 대륙을 횡단했다. 헬리콥터를 타고 가까이서 Canyon을 느껴보고, Watch tower, Desert view, East & North rim, Colorado river 등을 마음 속에 각인시키며 그네들의 대자연을 한껏 시샘해 보았다.
그냥 구경만 하고 오면 못내 섭섭할까봐, 굳이 사건을 만들었는데(?)... 시속 55마일의 도로에서 과속으로 달리다 결국 경관에게 걸리게 되어 100불의 벌금을 낼 뻔한 상황에서 다행히 미인계(?)로 ticket은 면했다는 것 아닙니까?
감기도 거의 떨어져가고, 미국 생활에 점점 적응이 되어 가는 듯하여, 밤낮으로 교정 실습 및 어학 연수(?)를 열심히 하고, 체력 보강을 위해 Randolph Golf Course에서 그저 연습장에서 몇 번 휘둘러 본 서툰 실력으로 용감하게 golf를 치면서 맨발로 잔디를 누벼보기도 했다.

그렇게 아득하게 길게만 느껴졌던 Tweed course가 막바지에 이르렀고, 마지막 instructor로는 Dr. John Bilodeau이었는데 다소 엄하게는 보였지만 자신만의 knowhow와 몇 가지 tip을 가르쳐 주어 인상적이었다. 실습도중 이탈리아 학생들이 오 솔레미오를 합창하기에, 이에 질세라 밀양 아리랑을 불러줄까 하다가, 우리 조원들은 다같이 아침 이슬을 합창하여 우레(?)와 같은 박수를 받기도 했다.
일찌감치 실습이 끝나고 Double Tree Hotel 수영장에서 야외 Dinner Party가 있었는데, 우리는 WEOC 홍보를 위해 따로 한쪽에 테이블을 마련해 여러 instructor 들에게 감사의 선물도 표시하고, 외국 학생들에게는 내년 서울에서 만나기를 강력히(?) 권하기도 했다. 그리고, 장기간 등받이 없는 의자에 앉아 실습하느라 스트레칭이 필요할 것 같아 장 순희 선생님을 모시고 Cactus Moon이라는 Night club에 갔는데, 마침 같이 공부했던 이탈리아 학생들이 와서, 영화에서나 봄직한 Salsa dancing으로 무대를 휘어잡는 통에 어느 순간 한국 남자들이 몽땅 사라져 결국 우리는 일찍 자리를 떠야 했다.

드디어 마지막날, 3급 부정교합 강의와 Tweed Foundation의 History에 관한 Slide를 끝으로 Typodont를 반납하고 Stephen McCullouph와 악수를 나누었다. Foundation 앞에서 단체로 사진 촬영한 후, 몇 분은 LA로 떠나시고 우리 팀은 Mexico로 드라이브를 하며 사막 기후를 즐겼다.

이젠 정말로 날씨가 뜨거워지고 있었다.
길다면 길고, 짧다면 짧은 Tucson에서 보낸 시간들... 나름대로 열심히 하기는 했지만 임상 경험이 좀 더 많았더라면 보다 적극적으로 course에 참여하여 많은 얘기를 나눌 수 있었을 텐데 하는 아쉬움이 남아 있기도 하다. 그러나, 짧은 내 삶에서 분명 의미 있는 시간들로 자신을 재충전하고 임상의로서 Motivation이 되는 필요 충분한 기회가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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